'백종원의 삼대천왕'에서 대구 10味로 소개되었던 진흥반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진흥반점은 다양한 수식어를 가지고 있다..
대구 5대 짬뽕집 그리고 전국 5대 짬뽕집..
수년 전 업무로 근처에 갔다가
허름한 반점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을 보고
같이 갔던 사람에게 물으니, 그저 '쥑인다'고 했던 그 집..
한번 가보고 싶었지만, 줄 서는 게 싫어서 미루고 미루다가
주인분이 수술을 해서 한 2년 정도 문을 닫고 나서야 조바심이 생겼다..
"다시 문을 열까?"
다행히 얼마 전 다시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아침 일찍 가서 줄 안 서고 먹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다..
우연찮게 '백종원의 삼대천왕'에서 짬뽕 대결로 우승했던 가야성에서 짬뽕을 먹고 나서,
이왕 이렇게 된 거 진흥반점도 가보자고 시작된 '아침부터 짬뽕먹기'.. ㅋㅋ
가야성 짬뽕도 나름 맛있게 먹었는데,
주변 사람들이 대부분 진흥반점을 제일로 꼽긴 했다..
생각보다 줄이 길지 않아서 흐뭇했던 것도 잠시,
옆 가게를 대기실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기실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토요일 아침부터 짬뽕을 먹는 것도 익숙한 일은 아닌데,
심지어 기다려서 먹어야 한다니.. ^^;;
줄을 서서 기다리면 순서대로 주문하고 번호 받고,
대기실로 이동해서 기다리면 된다..
진흥반점 가격표..
메뉴가 많지는 않다..
영업시간 : 09:00 ~ ?
재료가 떨어지면 문 닫는다.. ^^;
'백종원의 삼대천왕'에 나오기 전부터 그랬다..
가게도 더 넓히지 않고, 그날의 싱싱한 재료가 떨어지면 문 닫는다고..
대기실에 들어갔을 때가 10:23..
대기번호 8번을 받았다.. ㅎㅎ
번호가 불리면, 식당 안으로 들어가 기다리면 된다..
단무지, 양파가 먼저 나온다..
앉은 자리가 주방이 바로 보이는 자리여서,
주인분을 한 컷 찍어보려 휴대폰을 꺼내는 찰나에
안내하던 분의
"사진 찍히는 것 별로 안 좋아하십니다"
라는 말에 얼른 휴대폰을 내려 놓았다..
하지만 친절하시게도 이런 사진은 찍어드릴 수 있다며,
휴대폰을 받아 가시더니 이렇게 찍어 주셨다.. ^^
사진을 보고 이해할 수 있었는데,
진흥반점은 일종의 '턴'제였다..
번호표를 받은 여러팀이 자리에 앉아 대기하고 있으면,
수에 맞게 한꺼번에 짬뽕을 조리하는 것이다..
기다리던 짬뽕, 부추가 송송 얹혀져 있다..
새빨간 국물과는 다르게 전혀 맵지 않다..
첫 맛은 '약간 짠데?'
하지만 이내 익숙해지고, 짠맛을 느끼지 못한다..
(한 손님의 피드백과 그에 대한 점원의 반응을 보니,
'짜다'라는 얘기를 종종 듣기는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간을 좀 약하게 하려고 하는 듯 한데,
그래서 아마 일부 블로그에 '국물이 연해졌다'라는 평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는 오묘한 맛이었다.. 물론 좋은 의미로..
시큼한 김칫국물 맛이 났는데, 그게 좀 혼란스러웠다.. ^^
가야성은 질리지 않는 국물맛이 좋았는데,
그건 상상가능한 짬뽕맛이었다..
상상가능한 짬뽕이 맛있는 거..
그런데 진흥반점은 전형적이지 않았다..
콩나물 해장국같기도 하고..
"우와, 맛있다."라는 말은 안 나왔는데,
이상한 것이 먹고 나와 30분이 지난 후에도 계속 입에 침이 고였다..
"이건 뭐지?"
이상한 말이지만, 그건 '맛있어야 하는 맛'이었다..
여운이 오래 가는 것에 대해 짬뽕 스스로 설명해줘야 하는 맛?
아내는 간단명료하게
"여지껏 먹어 본 짬뽕 中 제일 맛있었다"고 했다..
나는 왜 그렇게 명쾌하게 음미하지 못한 것인지.. ^^;
볶음밥도 하나 시켰는데, 정신 없이 먹다 보니 ㅋㅋ
볶음밥도 수준급.. 하지만..
아내가 짬뽕을 시켜서 나는 볶음밥을 시켰는데,
짬뽕을 안 시킨 것을 계속 후회 중이다.. ^^;
볶음밥이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짬뽕이 너무나 오묘해서 더 먹어볼 걸 하는 마음이 크다..
같은 시간대에 먹고 간 고객들의 반응은
대부분 끄덕끄덕..
진흥반점에 붙은 여러 수식어에 대한 인정의 의미였던 것 같다..
그 외 비싸지 않은 가격,
맛집으로 알려진 것에 비해서 굉장히 친절했고,
여러 블로그에서 봤던 내용과는 달리 그렇게 비위생적이지는 않았다..
방문한 맛집이 많지는 않지만,
다시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몇 안 되는 맛집, 진흥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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