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위대해지기를 바라지만, 자신이 미소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행복해지기를 원하면서도 자신의 비참을 목격하는 것이다. 완전해지기를 바라면서도 자신의 불완전을 알고 있다. 남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기 원하면서도 자기의 결함으로 인해 혐오와 경멸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다.
그가 당면한 이 곤란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부정하고 죄많은 정욕을 그의 마음에 일어나게 한다. 왜냐하면 그는 자기를 책망하고 자기의 결함을 깨닫게 하는 이 진실에 대해 심한 증오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는 이 진실을 없애 버리고 싶지만 진실 그 자체를 파괴할 수는 없으므로, 자신의 의식과 남의 의식 속에서 힘닿는 데까지 그것을 파괴한다. 그것은 자기의 결함을 남과 자기 자신에게까지 감추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는데, 그 결함을 지적당하거나 남이 간파하는 것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함에 가득 차 있다는 것은 분명히 하나의 악이다. 그러나 결함에 가득 차 있으면서도 그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 것은 더욱 큰 악이다. 그것은 고의적인 착각 위에 결함을 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남에게 속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또 남이 자기 분수에 맞지 않게 존경을 받으려는 것도 옳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가 남을 속이는 것도, 남에게서 자기 분수에 맞지 않는 존경을 받으려는 것도 모두 잘못된 일이다. 그러므로 남이 실제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결함이나 악덕을 지적해 준다면, 그들이 우리에게 옳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팡세』 中, 블레즈 파스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