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마을 | 구재기
바람 한 줌에
일체의 분별 없이
모든 걸 훨훨
날려버리고 싶을 때
나만이 자리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할 때
도둑을 짖던
개 한 마리는
세상을 향하여 짖을 줄도 모르고
나는 슬그머니
가라앚은 호흡을 찾아나선다
텅 비어
어디에도 걸림이 없고
집집마다 빈집이어서
너무 조용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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